법률사무소 인평(조윤상 대표변호사)은 기업와 근로자 측의 여러 이슈들의 법률적 검토를 진행하고 자문하여 고객의 법적인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도움 드리고 있습니다.
회사가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기존의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로 인사발령을 했을 때, 과연 그 새로운 업무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사업주는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의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에서는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의 모성 보호와 자녀 양육을 위한 육아휴직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육아휴직에 대한 인식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업계 전반에 걸쳐 육아휴직에 대한 불리한 처우에 대한 법률분쟁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1. 사건의 경위와 근로자의 입장
이 사건의 근로자A씨는 해당 회사B에 입사한 후 사원에서 대리로 승진하였고, 의류 등 비식품 코너를 담당하는 생활문화매니저(발탁매니저)로 발령받았습니다. 그 이후 휴직기간 1년의 육아휴직을 신청한 근로자A씨의 업무는 다른 직원이 인사발령되었고, 1년 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를 신청한 근로자A씨는 자신이 육아휴직 전 담당하였던 업무(생활문화매니저)는 이미 대체근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기존의 업무가 아닌 영업담당(냉장냉동영업)으로 인사발령되었습니다.
의류 등 비식품 코너를 담당하는 생활문화매니저에서 영업담당(냉장냉동영업)으로 변경된 보직은 이 사건의 근로자A씨에게 매우 낯선 업무였고, 이에 이번 인사발령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에 위반되는 사항이라고 주장하면서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노동청에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의 육아휴직 후 인사발령이 부당전직에 해당한다고 보아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습니다. 거기에 더해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판단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회사B는 근로자A씨의 인사발령이 부당전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재심판정 취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회사의 입장
이 사건의 회사B는 근로자A씨의 육아휴직 후 인사이동 발령은 부당전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회사 주장의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근로자A씨의 육아휴직 전 보직인 ‘발탁매니저’는 근로자A씨의 정규 직책이 아닌 임시 직책이었으므로, 근로자A씨가 복직 후 업무의 내용과 권한에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강급이나 강직이 있었다고 볼수 없는 점. |
둘째. 임금 지급기준을 결정하는 근로자A씨의 직급은 육아휴직 전후 모두 등급이 같은 점. |
셋째. 육아휴직 전 근로자A씨에게 지급했던 업무추진비 15만원은 실비를 변상해주는 실비변상적 성격이 강한 급여항목이었고, 사택수당 5만원은 비연고수당의 성격을 갖고 있어서 복직 이후 총 20만원의 수당 차감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아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이야기하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서 벗어난다고 볼 수 없는 점. |
넷째.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이 사건 전직으로 인하여 참가인이 받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점 |
다섯째. 회사측에서는 근로자A씨에게 이 사건 전직의 업무상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하였고, 근로자A씨와 성실히 협의한 점. |
3. 대법원의 판단(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7두76005 판결)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을 거쳐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된 이 사건에서 대법원의 입장은 근로자A씨의 육아휴직 후 보직변경이 근로자A씨에게 불리한 직무 부여에 해당한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근로자A씨의 육아휴직 후 복귀한 새로운 업무가 휴직을 하기 전의 업무와 같은 업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근로자A씨가 휴직을 하기 전 담당했던 업무와 휴직에서 복귀한 뒤의 담당업무가 업무의 성격과 내용, 범위 및 권한, 책임 등의 여러가지 요소에서 사회통념상으로 차이가 없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의 근로자A씨의 휴직 전 업무와 휴직 이후 복직했을 때의 업무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같은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했을 때 회사가 주장하는 근로자A씨의 휴직 전 직책이 임시적, 시혜적으로 부여되거나 운영되어 온 임시직책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
둘째.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마친 근로자에게 휴직 전과 같은 업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를 대신하여 부여할 수 있지만, 그 경우라고 하더라도 휴직 전보다 불리한 직무가 아니어야 하는 등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사업주가 필요한 조치를 다하였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회사측에서 주장하는 휴직 전후의 임금 수준만을 단순하게 비교하여서는 안되고, 임금을 포함한 전체적인 근로조건과 업무의 성격, 내용, 범위 및 권한, 책임 등에서의 불이익 유무 및 그 정도, 육아휴직 이후 다른 직무를 부여할 필요성의 여부와 그 정도, 직무 변경으로 인해서 근로자A씨가 기존에 누리던 업무상의 이익이나 생활상의 이익이 박탈되었는지의 여부, 회사측에서 육아휴직 이후 근로자A씨에게 동등하거나 더 유사한 직무를 부여하기 위해 휴직이나 복직 이전 근로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는 등의 기타 필요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
셋째. 이 사건에서 근로자A씨의 육아휴직 전 발탁매니저 업무와 육아휴직 후 보직이 변경된 영업담당 업무는 그 성격과 내용 등의 여러가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상당한 차이가 있어 같은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
4. 판결의 의의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육아휴직 이후 회사에 복귀한 근로자의 보직 변경과 직무 부여에 있어 구체적으로 차별 기준을 명시한 첫 판결입니다. 기업의 운영에 있어 근로자의 보직 변경과 휴가 사용에 있어 같은 업무나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남녀고용평등법의 규정된 내용보다 더욱 폭 넓은 수준의 기준을 제시한 이번 판결로 인해 일선 기업의 인사업무 결정에 있어 변호사 등의 전문가의 법리적인 검토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기업과 고용 노동 근로 관계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시면 법률사무소 인평(조윤상 대표변호사)의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유해드립니다. 실태조사와 법리 검토, 자문까지 고객의 법적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