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기업도 근로기준법을 꼭 지켜야할까?!
외국계 기업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본사는 외국에 위치해 있지만, 국내에서 근로자를 고용하는 기업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겠지만, 이러한 근로관계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어떤 법률을 적용하여 해결할 수 있을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당연하게도 자신은 국내에서 근로를 하고 있으며, 급여도 지급받고 있으므로 국내의 근로기준법 및 관계법령을 적용하여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사건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외국기업에서 한국회사에 업무위탁계약을 한 파견근로자의 사례
근로자A는 미국 델라웨어 주에 위치해 있는 B회사로부터 아시아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보직을 제안받고 B회사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고용계약 및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B회사는 국내에 영업소나 자회사가 없었기 때문에 국내에 영업소를 두고 있는 C회사에 근로자A를 위한 사무공간 제공 및 급여 지급 등을 위탁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A는 C회사의 영업소인 G로 출근하면서 업무를 진행하였지만, C회사로부터 업무지휘를 받는 것이 아닌 B회사에 자신의 업무를 보고하는 등 지휘명령을 받아왔습니다.
A가 고용계약서를 작성한 약 2년 뒤 B회사는 A에게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통지를 보내왔고, A가 이에 반발하며 ‘나는 정규직으로 고용된 것이기 때문에 부당해고이다.’라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습니다.
위 사건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된 것은 3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원고 A의 사용자를 누구로 보아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입니다. 다음으로, B회사 또는 C회사에 국내의 근로기준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B회사 또는 C회사의 상시근로자 수를 계산하는 방법에 관한 문제입니다.
2. 외국기업의 파견근로자 A씨의 ‘진짜’ 사용자는 누구일까요? – 광화문변호사의 법률분석
먼저 A의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살펴보겠습니다.
A의 경우 근로계약은 B회사와 체결하였지만, 실제 근무한 곳은 C회사의 대한민국 영업소인 G였습니다. 따라서 A의 사용자를 누구로 보아야 하는지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사안을 살펴보면 A는 B회사로부터 입사 제안을 받고, B회사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C회사의 서울사무소에 출퇴근하면서 C회사로부터 임금 등을 수령하였기 때문에 B회사와 C회사 모두가 자신의 사용자이거나 적어도 C가 사용자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실제 사실관계를 따져보면, B회사는 국내의 영업소가 없어 국내 영업소가 있는 C회사와 A의 근로를 위한 장소 제공 및 A에게 한국의 법률에 맞는 사회보장제도 제공을 위한 급여 및 세금 공제 업무를 위탁하는 계약을 맺은 상태였습니다.
우리나라의 파견과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급여를 파견회사가 아닌 사용회사에서 지급한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근로자 파견의 형태는 안내도와 같습니다.
파견회사는 사용회사와 파견계약을 맺고, 파견회사는 사용회사에게 근로자를, 사용회사는 파견회사에게 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합니다.
파견회사는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맺고 이에 따른 급여를 지급하지만, 근로자는 사용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사용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합니다. 이때, 근로자는 사용회사 소속이 아닌 파견회사 소속 근로자로 취급됩니다.
파견법에서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를 구분하고 있기는 하지만, 관련 법령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모두를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 보아 파견근로자를 폭넓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A는 이러한 법리를 들어 B회사와 C회사 모두가 자신의 사용자가 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4조(근로기준법의 적용에 관한 특례) ① 파견 중인 근로자의 파견근로에 관하여는 파견사업주 및 사용사업주를 「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2호의 사용자로 보아 같은 법을 적용한다. |
다만, 법원은 A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련 법규상 근로자의 ‘사용자’로 판단되기 위해서는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합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법원 판례는 아래와 같은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즉, 어떠한 근로자의 진정한 사용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3가지는 해당 근로자가 (1)누구의 지휘감독을 받는지 (2)근로제공관계는 계속적이고 (3)지속적인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보았을 때, A는 (1)B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B회사의 업무를 하고 B회사에 보고하였으며, (3)B회사로부터 업무에 대한 지시 및 감독이나 평가를 받았습니다. C회사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C회사를 통해 급여를 지급받고 4대보험 등을 공제하였지만 이는 B회사의 한국 영업소가 없기에 C회사를 통해 관련 업무를 처리하였을 뿐 이를 근거로 C회사가 A의 사용자라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볼 때, A의 사용자는 B회사라고 판단하였습니다.
■ 회사 B에게 국내법 적용 가능 여부
위에서 판단한 것처럼 A의 사용자가 B회사이고, B회사는 한국 영업소가 없고 미국 델라웨어 주에 위치하여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국내법인 근로기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준거법의 문제라고 합니다.
“준거법”이란 국제 사법의 규정에 따라, 일정한 국제적 법률관계를 규정하는데 기준이 되는 자국이나 외국의 법률을 의미하며, 어떠한 법률을 적용하여야 하는지는 국제사법에 의해 규정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과 같은 근로계약에 관한 문제는 아래의 규정이 적용됩니다.
위의 국제사법 규정에 따르면 A와 B회사 간에 체결된 고용계약의 경우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에 의하여 그 준거법이 결정됩니다. 따라서 만일 A와 B회사 간에 준거법을 어느 법으로 할지에 대한 합의가 있었을 경우라면 해당 합의에 따르고, 합의가 없을 경우라면 A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한 국가의 법률인 대한민국의 법규 적용이 가능합니다.
A와 B회사 사이에 고용계약서 및 비밀유지계약서를 작성하기는 하였지만, 준거법에 대한 합의는 비밀유지계약에만 명시되어 있을 뿐, 고용계약서 상에는 해당 합의에 대한 부분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근로관계에 대한 사건인 만큼, 해당 부분에 있어서 A와 B회사 사이에 준거법에 관한 합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준거법은 위의 구 국제사법 제28조 조항에 의거하여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법”이 되는데, A가 근무하는 곳은 명백히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국내법규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 B회사의 상시근로자 수 계산 방법
마지막으로 문제가 된 것이 B회사의 상시근로자 수를 몇 명으로 계산할 지의 문제입니다.
근로기준법의 제11조(적용범위)를 살펴보면, 근로기법은 상시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인 사업/사업장에 적용되고, 4인 이하의 사업/사업장에서는 일부 규정만 적용됩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해고제한과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한 부분은 4인 이하 사업장의 경우 적용되지 않는 조항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B회사의 상시근로자 수를 계산하는 기준인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법원의 판단에 따르면, B회사의 경우 신규 프로젝트 수주 업무를 위해 국내에는 A 한 명만을 근로자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B회사의 상시 근로자 수는 1명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법상 부당해고에 관한 규정은 B회사에 적용되지 않으므로 A의 청구는 이유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근로관계에 대한 분쟁의 경우 다양한 쟁점이 함께 문제될 여지가 많은 사안입니다.
특히 국내에서만 이루어진 관계가 아닌 외국과 이루어진 관계에서 발생한 분쟁의 경우 더욱 다양하고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변호사뿐 아닌 외국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법률사무소 인평은 조윤상대표변호사를 필두로 시니어 외국변호사와 선바로파트너변호사가 직접 고객의 사안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외국계기업의 비즈니스 환경과 사업아이템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각 외국기업에 맞는 맞춤형 법률자문을 제안함으로써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고 성공적인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최적의 해결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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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인평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