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실제 사례와 판례 – 경영권 분쟁 전문변호사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 경영권 분쟁 전문변호사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사건 : 2024카합20635결정』

 

기업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하곤 합니다. 혹시나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모회사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회사 설립은 장점도 있지만,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자회사가 자체적인 사업의 성공으로 독립을 꿈꾸는 경우가 바로 그것입니다.

신뢰를 가지고 자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한 자가 모회사를 배신하고 독립하고자 한다면 모회사는 이를 저지하고 싶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자회사의 대표이사를 해임하고자 할 수 있습니다.

자회사가 모회사의 지배/종속관계에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모회사가 자회사의 모든 경영 결정을 직접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 회사는 법률적으로는 별개의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B사와 A사의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사건 결정문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 사안의 개요

 

2024년 5월 10일 A사의 이사회에서 2024년 5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것을 의결하자, A사의 대표는 주주간계약서의 조항을 근거로 주주인 B사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된 부분은 총 2가지입니다.

1. 주주간계약서가 B사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약정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2. A사의 대표에게 해임 또는 사임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 법원의 판단

결론적으로 법원은 B사가 2024년 5월 31일 소집될 A사의 임시주주총회에서 A사의 대표이사를 해임하는데 찬성하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자세한 판단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주주간계약서가 B사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약정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 주주간계약서의 조항

제2조 A사의 경영 등에 관한 사항

1.1 대표이사  이사 선임

(a) 채권자(A사의 대표)가 정관, 법령에 위반하는 행위를 하는 등 상법상 이사 해임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본 계약이 해지되지 않는 한, 채무자(B사)는 채권자가 A사의 설립일인 2021.11.2.부터 5년의 기간 동안 A사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A사의 주주총회에서 보유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이 조항을 두고 두 회사의 입장 대립이 치열했습니다.

A사 : 위법한 행위나 이사 해임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고 이 계약이 해지된 것도 아니므로 B사는 A사 대표이사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의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있다.

B사 : 주주간계약서상 최소 재직기간을 5년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이를 이행하기 위해 연임에 찬성한다는 것이지 주주총회에서 해임에 찬성하지 못한다는 조항이 아니다.

이에 법원은 “해당 조항은 B사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악정이므로 A사의 대표에게 해임 사유가 없는 한 B사는 A사 대표의 해임 안건에 찬성할 수 없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2. A사 대표에게 해임 또는 사임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 주주간계약서의 조항

제2조 A사의 경영 등에 관한 사항

2.1 대표이사 이사 선임

(c) 채무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이 발생할 경우 채권자에 대하여 대표이사 및/또는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할 것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채권자는 대표이사 및/또는 사내이사의 지위에서 지체 없이 사임하도록 한다.

1. 채권자가 고의‧중과실로 A사에 10억 원 이상의 손해를 입힌 경우

2. 채권자가 본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3. 채권자가 A사의 운영과 관련하여 배임이나 횡령, 기타 위법 행위를 한 경우

4. 기타 대표이사로서의 업무 수행에 중대한 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

A사 대표에게 해임 사유가 있다면 B사는 주주총회에서 해임 안건에 찬성할 수 있고, 사임 사유가 있는 경우 A사 대표는 주주간계약서에 따라 지체 없이 사임하여야 합니다.

A사 :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은 기업 가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함이었고, 업무상 비밀을 유출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를 밝히지 않는 것이 회사에 대한 배임이다.

B사 : A사 대표는 ①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하고 ②영업비밀을 유출하였으며 ③B사와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므로 해임 및 사임 사유가 있다.

상법상 이사의 해임 사유는 “직무에 관해 부정행위를 하였거나,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한 중대한 사실이 있는 경우”입니다.

‘직무에 관한 부정행위’단순한 임무해태를 넘어 이사가 그 의무를 위반하여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키는 고의의 행위를 말합니다. 또한,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한 중대한 사실’이란 이사가 고의로 법령이나 정관을 심히 위배하여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를 저버림으로써 손해를 가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지금까지의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해임 사유 및 사임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5.30선고 2024카합20635 결정

(1) 모회사의 지배력 약화와 모회사로부터의 독립을 모색‧계획한 바는 있으나 구체적인 실행행위를 한 것은 아니고

(2)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은 배임행위라고 볼 수 없으며

(3) A사 대표가 주주간계약서를 공개한 정도만으로 비밀유지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

 

◼︎ 논점

B사가 A사 대표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1)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A사 대표의 해임을 결의하거나 (2)이사 해임의 소송을 통해야 합니다. 아무리 모기업이라 하더라도 자회사의 대표이사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절차를 준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경영권 분쟁 사건의 경우 B사가 주주총회를 통해 A사 대표의 해임을 결의하고자 하였음에도, 주주간계약서에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약정’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B사가 대주주의 권한으로 A사 대표를 해임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A사 대표에게 정말로 해임 또는 사임의 사유가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번 사건은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사건이기 때문에 결과는 바뀔 수 있습니다.

정말로 A사 대표에게 해임 사유가 있는 경우라면 ‘이사 해임의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고, 이에 앞서 ‘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이사 해임의 소와 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A사의 주주총회에서 A사 대표 해임을 부결한 경우, 총회 결의가 있은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이사 해임의 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사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이사 지위 자체를 상실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사로서 업무를 할 수 없게되기 때문에 회사의 손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 상법 제385조 제②항

이사가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행위 또는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한 중대한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총회에서 그 해임을 부결한 때에는 발행주식의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총회의 결의가 있은 날부터 1월내에 그 이사의 해임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 상법 제407조 제①항

이사선임결의의 무효나 취소 또는 이사해임의 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에의하여 가처분으로써 이사의 직무집행을 정지할 있고 또는 직무대행자를 선임할 있다. 급박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본안소송의 제기전에도 처분을 있다.

가처분 신청의 경우 ‘보전의 필요성’을 얼마나 잘 입증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아직 본안 사건에서 제대로 해임의 사유가 있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직무를 정지시키는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 반대의 경우 :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당했다면

회사의 업무를 하다가 횡령 또는 배임 행위를 하였다는 주장으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당한 경우라면, 빠른 대처가 필요합니다.

가처분 사건의 경우 사안의 긴급성을 이유로 빠른 시일 안에 결정이 나오기 때문에 상대방의 주장을 잘 파악하고, 직무에 관해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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